유럽여행 7

#2-8 포르투갈의 남부 라고스(LAGOS)에서 평온을 찾다

세비야도 물론 훌륭한 휴가였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남부 라고스에서 찾은 행복에 비하면.... 라고스는 축복받은 마을이었다. 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이 곳은, 여름에는 휴양을 원하는 많은 유럽인들의 휴가지로 사랑을 받는 곳이다. 아름다운 해변이 끝없이 이어져, 내가 원하는 해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다양한 수상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크루즈투어, 카약 동굴투어, 돌고래 관찰 보트투어 등등 선택할 수 있는 액티비티의 범위가 넒어서 수상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다들 이 곳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간 시기는 비수기였다. 완벽하게. 1월 초에는 아무리 포르투갈이라 덜 춥다고 해도 수상스포츠를 할 시기는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체크인했던 (인생)호스텔은 방이 전혀 붐비지 않았다. ..

#2-7 스페인의 마지막 도시, 세비야(SEVILLE)에서의 리프레쉬

"세비야가 뭐가 그리 좋은 지 직접 가보아주마!" 라고 생각했으면서, 조건을 다르게 설정한 것은 공평하지 못했다. 세비야에서는 호화로운 에어비앤비 독채를 예약했기 때문이다. 이 숙소를 예약한 것은 바야흐로 열흘 전 마요르카에서 인도인친구에 시달릴 때였다. 혼자 있을 시간이 곧 필요할 때가 오겠다 싶어, 아파트를 빌렸다. 세비야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서 숙소까지는 도보로 십분 여 더 걸어야 했는데, 왠지 이미 한국인 관광객이 곳곳에서 보였다. 아마 그라나다->세비야 루트가 대중적인 방향이기 때문이겠지. 숙소는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비교적 주택가 쪽이라서 내겐 최적이었다. 근처에 내 최대 마트 '리들'도 있었고, 조금만 걸어가면 식당들과 번화가 초입부도 보였다. 내가 빌린 숙소는 요즘 자주..

#2-6 스페인의 네번째 도시, 그라나다(GRANADA)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내가 짰던 스페인 루트에 문제가 있었다. 내가 어떤 루트가 경제적으로 이득인지에 대해 계산을 하는 동안 실수를 한거지. 나는 많은 루트를 검색해본 뒤, 바르셀로나-말라가-마요르카-그라나다 라는 일정으로 결정을 내렸었다. 이게 가장 저렴하게 나올 수 있고, 한 지역에서 과하게 체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었지. 나중에 내가 했던 기초적인 실수를 깨달았다. 모든 동선을 항공권 기준으로 했다는 것을. 사실 말라가와 그라나다는 가까운 도시라,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보편적인 동선이었던 것이다. 여행 한두 번 해본 내가 아닌데, 이 점을 간과한 것은 뼈아픈 실수이자 준비 부족에 대한 댓가일지도. 후회해서 도움될 건 없고, 이미 여행은 잘 끝냈으니 웃으며 넘기는 작은 시행착오이다. > 그라나다는..

#2-2 스페인의 두 번째 도시, 말라가(MALAGA)

'말라가'라는 도시의 존재는 더블린 어학원의 칠레 친구에게서 처음으로 들었다. 한 번 여행을 그 곳으로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었다고 칭찬을 하기에 구글 맵으로 검색해봤던 기억이 나네. 이전 글에서도 말했듯이, 이번 여행은 직전 도시에서 다음 도시를 결정하고 예약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진행해보기로 했던 터라, 바르셀로나 체류 중에 세부적인 다음 행선지의 윤곽을 정하고 예약을 진행했다. 예외적으로, '마요르카'라는 스페인 남부의 섬은 일정에 꼭 넣기로 이미 생각이 되어있었다. 이 또한 일본인 친구들이 하도 칭찬을 하고, 검색해보면 신혼여행지로 유명하다고 하기에 유유자적할 수 있는 조용한 섬마을인가보다.. 하고.... 제대로 알아보지 않아 벌어진 실수라는 것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리라. 바르셀로나 -> 마..

#2-1 더블린을 떠나며. 12월의 스페인-포르투갈 여행의 시작, 바르셀로나부터.

서유럽은 익숙하고, 동유럽도 경험해본 적이 있다. 그런 내게 생소한, 유럽 국가 중에 가보지 못한 곳 중 가장 흥미가 생겼던 나라는 단연 스페인과 포르투갈. 2018년에 다녀왔던 여행들 모두, 12월의 스페인-포르투갈 마음 먹었고, 그래서 한국에서 출국 전에 구매해서 캐리어에 담았던 책 중 하나가, 스페인의 대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와 그의 건축물에 관한 것이었다. (고작 일곱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었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책이므로, 이 책을 위해 다른 많은 책들은 캐리어에 탑승하지 못했다...) 당시 아일랜드는 겨울로 접어들고 있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더라도 스산하고 추운 더블린의 공기. 그런 아이리쉬에게 스페인은 '휴양지' 혹은 '도피처'로 받아들여진 듯. 여름에도 날씨가 좋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