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여행 4

#1-4 통영에서 배운 것들에 대하여. 통영과 책.

통영, 하면 '문학'이지. 박경리 작가님의 고향이기도 하고, 소설의 배경으로 통영이 등장함은 물론, 이 곳이 작가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큰 축의 하나이기도 하다. 전에도 언급했던 백석 시인 역시 이 곳을 배경으로 시를 썼다. 내가 좋아하던 예능프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에서 통영 편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이 도시가 근대 한국문학과 예술이 활발하게 발전하던 중요한 장소라고 했다. 문학도 문학이거니와, 윤이상 작곡가와 음악당, 전혁림 화가와 미술관, 이중섭 화가도 통영에서 2년 여 거주했다고 하며, 청마 유치환 작가와 청마문학관, 유치환 작가를 회장으로 통영 출신 예술인들이 결성한 통영문화협회의 존재감을 보더라도 이 지역이 얼마나 예술적으로 영향력을 뿜어냈었는지 짐작이 간다. 나는..

#1-3 통영에서 배운 것들에 대하여. 통영 단기 거주자의 영화 탐색.

고작 2주 간의 단기거주였지만, 계획했던 것만큼의 많은 것들을 성취하고 올 수 있어 뿌듯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되짚어본다. 오늘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 더블린에서는 질 낮은 노트북 하나, 그리고 아주 드문드문 가던 현지 영화관(하지만 영화감상보다는 영어공부에 초점이 맞추어지던 방문)이 내 영화 경험의 전부였다. 초반에는 영화에 몰입하던 시기라 노트북으로나마 보려고 했지만, 이내 '이렇게 보느니 안보는 게 낫겠다' 생각이 들었다. 같은 영화라도 어떤 환경과 장비로 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는 걸 이전에 절실히 느꼈기 때문. 내가 영화평론가나 대단한 전문가는 아니라, 사실 품질 좋은 티비 정도면 만족한다. 그 정도도 갖춰지지 않았던 시기라 영화를 잠시 접어두었는데, 통영에서 좋은 티비와 몰입할..

#1-2 드디어 2019년의 이야기. 통영에 잠시 머물다.

통영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여행이라고 표현 하지않는다. 머물고 싶은 도시. 그래서 번화가도 아닌, 새로 생긴 빌라촌 쪽의 어느 에어비앤비로 예약을 했다. 총 13박. 비용은 50만원 가량. 자취방 같은 원룸이라 부엌도 간소하게 있어서 '머물기'에 편리한 방이었다. 사실 여기 말고 통영 충렬사 근방에 오래된 낡은 아파트 집을 개조해서 만든 어느 집을 찜해두었었는데, 그 집이 갑자기 예약불가로 전환되어 버렸다. 무슨 사정인지... 정말 가고싶었던 곳인데 그래서 갑자기 저 원룸으로 선회한거다. 사실 2019년 2주간의 통영은 여행이 아니라, 혹 통영에 거주할 일이 생길 지 모를 일을 대비한 사전답사 개념이라고 봐도 좋다. 그 곳에서 하고팠던 것이 있었다. 수원에 돌아가기 전에(수원에 돌아가는 날이 나의 귀국일..

#1-1 더블린에서 시작된 여행의 끝은 통영에서 - 2018년 봄의 통영 첫 방문기부터

통영을 참 좋아해요. 이렇게 말하면 통영이 고향이라던가, 통영에 장기 체류한 경험이라도 있는걸까 싶으시겠지만 놀랍게도 현재까지 딱 두번 가봤어요............... 말하고도 부끄럽네요. 하지만 횟수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첫 눈에 반해서 결혼하기도 하는걸요? 제가 통영을 좋아하게 된 계기 역시, 한마디로 집약해보자면 '첫 눈에 반했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어요. 어떤 도시에 첫 눈에 반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저에겐 자주 일어나지 않는 특별한 일이에요. 왜냐면 여행기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여행할 때 '그 도시에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오래 살펴보는데 그럴 경우 단점이 '스쳐지나가는 여행자처럼 좋은 점만 보고 떠날 수 없다'는 거죠. 평균 하루 여행비용을 대략 10만원으로 잡는데, 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