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7

#2-번외 스페인의 쇼핑, 그리고 1월 대대적인 세일기간에 대해

1월 6일 동방박사 오신 날을 기다리는 다른 이유가 있다면,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그 것. 대대적인 세일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세일 싫어하시는 사람 어디 있나요? 나는 12월 중순에 스페인 여행을 시작하고, 때때로 물건이 나를 유혹해올 위기가 있을 때마다 이렇게 생각했다. '곧 세일 시작하면 싸게 살 수 있을거야!' 하지만 세일 쇼핑을 위해 일정을 짜지는 않은 터, 세비야에서의 마지막 날(즉 포르투갈로 이동하는 날)이 세일의 시작일이 되어버렸다. 숙소에 하루 더 묵을 수 있다면, 쇼핑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아니었을까. 도미토리룸도 아니고, 단독으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어서 쇼핑 후 짐 놓고 천천히 정리하기도 편할테고, 시간적으로도 여유롭게 둘러보고 비교해서 구매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

#2-7 스페인의 마지막 도시, 세비야(SEVILLE)에서의 리프레쉬

"세비야가 뭐가 그리 좋은 지 직접 가보아주마!" 라고 생각했으면서, 조건을 다르게 설정한 것은 공평하지 못했다. 세비야에서는 호화로운 에어비앤비 독채를 예약했기 때문이다. 이 숙소를 예약한 것은 바야흐로 열흘 전 마요르카에서 인도인친구에 시달릴 때였다. 혼자 있을 시간이 곧 필요할 때가 오겠다 싶어, 아파트를 빌렸다. 세비야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서 숙소까지는 도보로 십분 여 더 걸어야 했는데, 왠지 이미 한국인 관광객이 곳곳에서 보였다. 아마 그라나다->세비야 루트가 대중적인 방향이기 때문이겠지. 숙소는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비교적 주택가 쪽이라서 내겐 최적이었다. 근처에 내 최대 마트 '리들'도 있었고, 조금만 걸어가면 식당들과 번화가 초입부도 보였다. 내가 빌린 숙소는 요즘 자주..

#2-6 스페인의 네번째 도시, 그라나다(GRANADA)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내가 짰던 스페인 루트에 문제가 있었다. 내가 어떤 루트가 경제적으로 이득인지에 대해 계산을 하는 동안 실수를 한거지. 나는 많은 루트를 검색해본 뒤, 바르셀로나-말라가-마요르카-그라나다 라는 일정으로 결정을 내렸었다. 이게 가장 저렴하게 나올 수 있고, 한 지역에서 과하게 체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었지. 나중에 내가 했던 기초적인 실수를 깨달았다. 모든 동선을 항공권 기준으로 했다는 것을. 사실 말라가와 그라나다는 가까운 도시라,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보편적인 동선이었던 것이다. 여행 한두 번 해본 내가 아닌데, 이 점을 간과한 것은 뼈아픈 실수이자 준비 부족에 대한 댓가일지도. 후회해서 도움될 건 없고, 이미 여행은 잘 끝냈으니 웃으며 넘기는 작은 시행착오이다. > 그라나다는..

#2-5 스페인의 마요르카, 그 매력적인 외곽 마을들을!

내가 개인적인 견해로 이 섬을 너무 깎아내린 듯 해 마음이 편하지 않네. 이 섬의 외곽에는 매력적인 마을이 여럿 있으니, 혹 마요르카를 가신다면 그들 위주로 일정을 짜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는 체류기간이 길어서 이 곳 저 곳 많이 가본 편이기도 하다. > 첫번째는 발데모사. 여기는 굉장~~~~히 성스러운 마을로 기억된다. 내 이미지에는 '수도원' 같은 곳으로 강하게 박혀있다. 왠지 어디선가 향 냄새가 나는 것만 같은, 그 정도의 성스러움이 마을 전체에 묻어난다. 공기도 살짝 차고, 정적이고, 인기척 하나 없던 마을. 아주 작은 곳이라 골목을 걷고 몇 군데 없는 가게 중에서 연 곳을 간신히 찾아가는 정도의 일정이었는데, 인가들이 정말로 고요했다. 아마 다들 어딘가로 여행을 가셨을 수도 있겠는데 그것과는..

#2-3 스페인의 세 번째 도시, 마요르카 섬(할말이 많아 3편으로 나누어씀)

이 섬은 한국에서는 신혼여행지로 떠오르고 있고, 외국인들이 여행으로 선호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평온을 찾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고심할 장소'로 정했다는 이야기를 한번 언급한 적이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아주 위험한 실수였고,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결정할 수 있는 순간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갔을 곳이다. 이에 관한 복잡한 사정이 있다. 말라가의 그 정글 같은 호스텔에 룸메이트로 중년의 독일남자분이 들어오셨다. 그는 살짝 거만한 느낌 혹은 재수없는 태도를 아주 쪼오금 풍겼는데, 그렇게 느낀 계기가, 나의 다음 목적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 다음 목적지는 마요르카야" 라고 했더니 그가 풋, 비웃었다. 분명히 비웃었고, 그 후에 "미안, 그런 뜻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