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일상처럼... 47

#1-2 서울 <호텔 여행> 겸 <도피 여행>, 두 번째

도피여행이라고 하니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싶지만, 그저 번잡한 서울살이 직장생활로부터의 도피일 뿐. 일상으로부터의 도피. 아주 잠시, 단 이틀 만이라도 생활감이 느껴지지 않는 새로운 공간에 스스로 고립되기를 바란 결과이다. 그 곳에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면서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욕심도 컸다. 그래서 이번엔 이다. 이렇게 쓰니 무슨 블로그 광고 같지만 내 돈 100% 지불하고 갔던 출혈이 큰 서울여행임을 밝혀둔다. 전에 갔던 여의도점보다 먼저 생긴 지점이 아닐까 싶다. (찾아보니 강남 프리미어점 다음으로 생긴 이 체인호텔의 두번째 지점이라고 한다) 위치는 삼성역과 선릉역 그 중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http://naver.me/FLJGGkZM 네이버 지도 호텔더디자이너스 삼성 map.na..

#1-1 서울살이 자취생의 서울 여행 기록, 그 첫번째 시작

2015년 8월부로 서울에서 일을 시작했다. 사회 초년생으로의 첫 걸음. 그리고 수원에서 편도 한시간 반 이상 소요되는 출퇴근에 지치고, 독립해서 혼자 살고싶다는 오랜 소망을 이루겠다는 결심으로 한달 여 만에 자그만한 자취방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 자취생활도 어찌보면 여행의 일종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제는 여행과 일상에 경계를 선명히 두지 않겠다는 마음이기에 그 시절을 돌아보면 '조금 길었던 여행'으로 생각하게 된다. 마치 에어비앤비를 빌려 한달살이를 하는 사람처럼 살았던 건 아닐까. 회사생활도 돌이켜보면 서울 체험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고, 워킹홀리데이로 오사카에서 살면서 아르바이트 한 것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하지만 내가 이 카테고리에서 이야..

#1-3 후쿠오카 마지막 날, 렌터카 사고 수습 대작전

대작전... 은 조금 거창하지만 중요한 날이었다. 슬픈 모양새로 찌그러져버린 귀여운 내 경차 렌터카를 무사히 반납하는 일이 남아있었다. 료칸에서 알차게 체크아웃 시간까지 즐긴 후 퇴실. 우레시노에서 후쿠오카 까지 약 1시간 반을 다시 운전해서 돌아가야만 했다. 신중하게 운전하고 긴장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사고 수습하는 건 긴장되지 않지만, 운전하다가 또 사고칠까봐.... 후쿠오카까지 가는 건 힘들지 않다. 한국에서도 고속도로 타면 규정 속도대로 달리기만 하면 되니 편하지 않은가. 문제는 후쿠오카 시내로 들어가서 렌터카 사무실까지 찾아가는 거. 역시나 또 헤맸지... 헤매지 않으면 내가 아니다. 대체 어디가 사무실로 들어가는 입구인가 싶어서... 그러다가 간신히 안착했다. 그냥 일단 들어가면 되는 걸 뭘 ..

#1-2 후쿠오카 2일차, 사건의 시작. 해외에서 사고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사고를 냈다. 교통사고. 접촉사고. 시작은 좋았다.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팬케익 브런치 카페를 갔다. 하도 사진을 많이 보고 입맛을 다셔서, 이미 먹어본 기분이 들 정도로 기대했던 곳이고 정말로 맛있었다. 오픈 하자마자 기다리던 다른 몇 분의 손님과 함께 들어갔는데 직원이 내 캐리어도 맡아주셨다. 일본이 다른 건 몰라도 접객은 정말 훌륭하다. 이 점은 부인하기 힘들지. 사진보니 생각난다. Ivorish. 메이플 시럽 뿌려먹는 저 왼쪽의 프렌치토스트가 취향 저격. 엄마는 원래 빵 좋아하셨는데 이젠 별로라셨다. 엄마는 외식에 까다롭다. 집에서 먹는 음식에는 마냥 후한 반면, 외식에는 쉽게 좋은 소리를 안한다. 그리고 바로 카페 근방에 예약해둔 렌터카 사무실로 가서 차량을 픽..

#1-4 통영에서 배운 것들에 대하여. 통영과 책.

통영, 하면 '문학'이지. 박경리 작가님의 고향이기도 하고, 소설의 배경으로 통영이 등장함은 물론, 이 곳이 작가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큰 축의 하나이기도 하다. 전에도 언급했던 백석 시인 역시 이 곳을 배경으로 시를 썼다. 내가 좋아하던 예능프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에서 통영 편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이 도시가 근대 한국문학과 예술이 활발하게 발전하던 중요한 장소라고 했다. 문학도 문학이거니와, 윤이상 작곡가와 음악당, 전혁림 화가와 미술관, 이중섭 화가도 통영에서 2년 여 거주했다고 하며, 청마 유치환 작가와 청마문학관, 유치환 작가를 회장으로 통영 출신 예술인들이 결성한 통영문화협회의 존재감을 보더라도 이 지역이 얼마나 예술적으로 영향력을 뿜어냈었는지 짐작이 간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