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일상처럼.../18-19 더블린 거점, 어학연수-여행

#1-17 아일랜드 국내여행 2편 -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kimkiwiKKK 2019. 9. 26. 17:59

북아일랜드도 아일랜드 국내여행으로 넣고 싶다.

비록 영국령이지만. 여권검사도 없이 넘어갔으니 국내여행이지 뭐.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경계선이 보이시나요

벨파스트에 대한 기억을 짚어보자면,

도시계획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도시.

(그런 게 되있을 리가 없다. 간신히 영국령으로 반쪽짜리 독립을 하고, 수없이 갈등과 폭력 속에 고통받은 도시니까.)

거리를 봤을 때 예쁘지가 않다.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로 전혀 관계없는 이상한 건물도 놓여있고, 마구잡이로 헤쳐놓은 짐꾸러미들 같은 모양새로 본연의 기능,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보호, 추위를 막아줌, 비를 피함 등의 기능에만 충실한 느낌이다. 

 

나와 동생이 벨파스트를 방문한 날이, 하필 아일랜드의 3연휴였다. 고로 나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이용하려고 기다렸다. 왜 그걸 생각 못했는지, 우리는 평소의 버스처럼 자리가 널널할거라고 생각하고 갔다. 그리고 버스에 탑승하지 못하고 먼저 기다린 사람들이 타는 모습을 하염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다행이 융통성있는 버스회사에서 한 대를 증편해주어서 곧 이어 온 버스를 타고 벨파스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 날은 벨파스트에 LGBT 페스티벌이 있는 날이었다. 어느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다가 행진하는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뛰쳐나가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더블린에서도 저 페스티벌 행진을 보러 갔었는데.. 우연히도 두 번이나 봤네)

벨파스트에는 인상적인 건축물(시청, 타이타닉 벨파스트 - 타이타닉 호는 벨파스트에서 출발했다. 조선 기술이 뛰어났던 북아일랜드에서 제조된 배이다)과, 그 자체의 역사적인 의미(한국처럼 남북이 갈라진 나라의 북한 쪽에 와있다는 기분, 아마 다른 외국인들은 우리처럼 의미를 크게 두지 않을거다), 폭력의 상흔이 남아있는 벽화들, (우리는 방문하지 못했지만) 도시 '데리'도 의미있는 장소, 이러한 요소들 떄문에 한번 쯤은 꼭 방문하고 싶었었다.

1박2일 간의 짧디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분이 묘했다.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쓰지만, 아일랜드 공화국이 아닌 영국령이라니.

파운드화를 써야하다니.

곳곳에 유니언잭이 꽂혀있는 전경이라니.

불과 몇십 년 전까지 구교도와 신교도로 나뉘어 피터지게 싸웠던 도시라니.

지나가는 현지인을 보면, '이 사람은 본인을 영국사람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아일랜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라고 궁금했던 그 곳.

영국도 아니고, 아일랜드도 아닌 그 곳.

그 것만으로도 의미있던 방문이었다.

 

우리는 이 때 처음으로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는데, 굉장히 잘 정돈된 숙소였다.

바닥 전체가 하얀 카펫이 전체적으로 깔려있는데, 하얀 카펫으로 깔아두는 그 용기에 감탄하고, 그걸 한 치의 오염도 없이 유지한 그 기술에 또 놀라고, 호텔보다 더 쾌적함에 놀라 자빠질 뻔했다.

화장실에는 블루투스 연동하여 노래를 틀 수 있는 거울이 있고, 욕조는 고급 호텔 것처럼 보기만 해도 경건해지는 스타일, 집 자체도 고급 저택이었다. 

우리는 집주인 가족을 끝내 볼 수 없었는데, 그 점이 편했다. 저녁 늦게 귀가하시는 소리를 들었는데, 굳이 말을 걸려 하거나 인사를 하지 않고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둔 거 같았다.

다음날 아침에 열려있던 주방과 거실(전날에는 잠겨있었음)은 와아... 한국에서 그런 집을 보려면 강남의 부촌을 가야하는 걸까. 인테리어 전문가나 건축가의 손을 빌렸을 거라고 추측할 수 밖에 없는 그 집. 우리가 자유롭게 커피도 마시고 빵도 구워 먹도록 준비가 되어있었다. 조식도 물론 감사하지만, 그 집의 일부를 구경할 수 있었던 점이 더 의미있었다.

그런 집을 가지려면 얼마나 돈을 더 벌어야 할까...?

1박만 하는 것이 참 아쉬웠던 유일한 이유.

 

우리는 바보같이 더블린으로 귀환하는 버스를 예약하지 않는 우를 범했다.

처음에 더블린에서 출발했던 거처럼, 돌아갈 때도 증편하거나 어떻게 해주겠지 싶었나보다.

우리는 버스를 타지 못했고(버스아저씨는 우리가 탈 수 있을거라고 호언장담하셨으나 자리가 안났다..) 결국 자정 다되어 출발하는 다른 회사 버스를 간신히 간신히 찾아서 탈 수 있었다.

(나는 '안되면 다음날 가지 뭐' 했지만 동생이 워낙 돌아가고 싶은 눈치였어..)

힘든 귀환길이었다. 버스터미널의 창구는 다 닫아있고, 우리 둘과 다른 어떤 커플만 버스를 찾아 헤매야 했던 상황. 앞으로 시외버스를 타고 어딜 가야한다면 무조건 예약하자, 마음 먹은 계기가 되었다.

벨파스트의 LGBT 페스티벌 중. 이런 날에는 은행이나 일반 가게들도 저런 표시로 페스티벌을 응원하고 있다.
처음 만져본 파운드화
마켓에서. 여기서 귀걸이도 사고, 크레페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타이타닉 벨파스트. 2012년에 타이타닉 100주기를 기리며 완공되었다. 전체 외관은 배와 뱃머리를 형상화하고, 개별 알루미늄으로 파도, 중간의 전체 유리는 크리스탈로 빙산을 의미한다고 했다.
우리는 외관만 감상하고, 입장료가 들어가는 부분은 입장하지 않았다.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다. 
전에도 올린 적 있는 사진처럼, 신교도와 구교도 갈등의 잔해. 샨킬로드라고 부르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여기는 가이드 투어를 했으면 더 좋았을 듯.
이런 집을 갖고 싶다..... 사진보다 실물이 훠얼씬 호화롭다. 훨씬 멋진 집이었다. 그리고 밝다.
내 똥손으로 찍은 사진으로는 그 감동이 전달되지 않는 군...
버스투어로 진행했던 둘째날의 최고봉은 단연 ' 자이언트 코즈웨이'. 일반적으로 다 가는 관광지를 항상 좋아하지만은 않는 내가, 그래도 여긴 꼭 가야하는게 맞네! 라고 감탄했던 명소. 두번째 사진에서는 자갈밭처럼 보이는 게, 사실은 세번째 사진 같은 느낌이다. 고대 화산활동으로 자연적으로 형성된 주상절리 지형이다. (세번째 사진 참고  http://image14.hanatour.com/uploads/2014/08/g43.jpg )
잘나온 사진에는 동생이 찍혀있어서, 아쉽게도 이걸로... 왕좌의 게임 촬영지라는 데 난 그걸 보지 않아서..
원래는 이런 느낌........ (참고 https://brunch.co.kr/@soons/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