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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더블린에서 눈 뜬 '중고물품 거래'의 매력

kimkiwiKKK 2019. 10. 2. 12:27

유학생이 수시로 오고가는 장소라, 떠나는 이는 물건을 처분하고 들어오는 이는 물건을 사기 마련.
자연스레 중고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처럼 인터넷쇼핑으로 저렴하게 새 물건을 사들일 형편이 되지 못하는 지라 더더욱 그랬을 지도.
게다가 중고로 저렴하게 득템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나는 한국에서는 중고나라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아니다. 
자취생활을 청산할 때, 버리기 아깝지만 본가로 가져가기 어려운 침대를 팔거나, 쓸모가 없어진 악기(기타)를 처분하는 용도로는 몇 번 이용한 적이 있을 뿐, 물건을 사려는 시도는 굳이 그 곳에서 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블린에서 중고거래의 매력에 눈이 트였다.
유학생들이 고작해야 몇 달 정도 쓰다가 넘기는 거라 물건 상태도 정말 좋고, 일단 가격을 훨씬 합리적으로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중고거래로 사고 팔았던 물건들과 그 에피소드를 풀어볼까 한다.

(여담이지만, 내가 중고로 내놓으려고 찍었던 사진들을 전부 다 삭제했나보다.
그래서 아유모 카페로 들어갔는데 다행히 내가 올렸던 글은 그대로 남아있어 그걸 다운받아 올린다.
나 정말 열심히 판매했구나. 경제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버리지 않아도 되고 그들은 새로 사지 않으셔도 되었으니 환경에는 이로운 일을 하고 왔다는 점에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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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책들은 내가 열성적으로 사모았던 한국 책들이다. 중고책 판매글이 올라오는 걸 기다리지 못하고, 파실 분 연락달라는 글도 몇 번이고 올렸었다. 책을 구하는 일은 힘들지만 뿌듯한 과정. 저 중 몇 권은 내가 직접 한국에서 가져온 것도 있다. 반면 교재는 거의 못팔고 대부분 쉐어하우스에 두고왔다.
이케아 휴지통은 혹시나해서 올렸는데 누군가가 필요하시다고 바로 연락이 와서 신기했다. 중고로 처분하고 싶다면, 휴지통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많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사야한다는 교훈. 2유로에 판매했는데 잘 쓰고 계시려나? 반면 페니스에서 산 저 악세사리 거치대는 못팔았다.
이케아, 이케아... 왼쪽은 기억 안나는데, 오른쪽 세탁바구니는 팔았다.
둘다 판매완료. 왼쪽 요가매트는 내가 이사 직후 중고거래로 샀던 물건이다. 사고나서 운동은 몇번 깔작대다가 안쓰고 두었었으니... 안팔려서 하우스메이트 동생에 주고 왔다. 그나저나, 헤어드라이어는 어디서 났는지 기억이 안나네. 중고거래로 샀었나??
콘센트도 하나 정도는 팔았던 거 같은데.. 쉐어하우스에서 물려받았던 물건이었나? 저 난로는 방 계약할 때, 전 방주인 분께서 유료로 양도하신 물품 중 하나였던 듯. 한번도 쓰지 않았다. 그리고 판매했는데, 구매자분꼐서 켜보시고는 이상한 소리가 난다셨다. 나는 그 전에 테스트했을 때 특별한 이상이 없어서.. 문제가 있다하셨으니 당연히 환분해드리려 했는데, 그 구매자분께서 물건 고치는것에 욕심이 생기셨는지 자기가 고쳐보겠다고, 분해를 하셨었나. 그 후 연락이 와서, 못고쳤지만 환불은 괜찮다고 하셔서 죄송했다.. 정 안되면 반값이라도 환불해드린다고도 했지만.. 중고거래하러 운반 중에 내가 어디에 부딪혔었나..?
아이마스크는 내가 쓰는 것으로 마음바꿨고, 나머지는 물론 안팔림..   
아이슬란드 여행을 위해 샀던 방수등산화는 결국 팔지 못했다.. 사이즈가 문제였는지, 판매하는 타이밍이 비수기였는지... 결국 쉐어하우스에 두고왔다는...  오른쪽은 후드집업. 페니스에서 싸게 산거라 상태도 영 아니고 아무도 사려고 하지도 않았음... 결국 동네 세컨드샵(아름다운가게 같은 곳)에 다른 옷들과 함께 잔뜩 기부함. 바구니는 속옷이나 화장품, 양말 등을 보관하려고 유로자이언트(한국의 다이소 같은 곳)에서 구매했었다가 판매함.
다이어트를 이어가보겠다고 이사하자마자 샀던 체중계는 정말 괜찮은 아이였는데 역시 이런 건 잘 팔리더군.. 다이어트는 실패했지만 말야.

 

지금 살펴보니, 중고로 산 물건보다는, 판매한 물건이 압도적으로 많네.
출국 직전에 몰아서 하느라 어느 날에는 하루 세 건 이상도 몰리고 그랬었다. 최대한 하루 안에 모두 약속을 잡고 끝냈어야 효율적이었을텐데, 이런저런 사정들이 있으셔서 며칠 고생했다. 
그러느라 시내에서 커피 사마시고 디저트도 사먹고 그랬으니, 돈이 남았는 지 궁금할 정도.

정작 팔았어야 했을 이케아 침구커버는, 출국 날까지 쓰고싶었던 내 마음을 존중하여 팔지 않고 다음 방 사용자에게 넘기고 왔다. 그 사실을 그 분이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