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일상처럼.../18-19 더블린 거점, 어학연수-여행

#2-2 스페인의 두 번째 도시, 말라가(MALAGA)

kimkiwiKKK 2019. 10. 2. 19:45

'말라가'라는 도시의 존재는 더블린 어학원의 칠레 친구에게서 처음으로 들었다.
한 번 여행을 그 곳으로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었다고 칭찬을 하기에 구글 맵으로 검색해봤던 기억이 나네.
이전 글에서도 말했듯이, 이번 여행은 직전 도시에서 다음 도시를 결정하고 예약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진행해보기로 했던 터라, 바르셀로나 체류 중에 세부적인 다음 행선지의 윤곽을 정하고 예약을 진행했다.

예외적으로, '마요르카'라는 스페인 남부의 섬은 일정에 꼭 넣기로 이미 생각이 되어있었다.
이 또한 일본인 친구들이 하도 칭찬을 하고, 검색해보면 신혼여행지로 유명하다고 하기에 유유자적할 수 있는 조용한 섬마을인가보다.. 하고.... 제대로 알아보지 않아 벌어진 실수라는 것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리라.
바르셀로나 -> 마요르카, 이 사이에 어떤 루트를 넣는 게 항공비가 저렴할 지 수십수백번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그 때가 연말연시 기간이라, 마요르카 행 항공비용이 어느 날짜이냐에 따라 천차만별, 들어가는 것만 문제가 아니라 나올 때도 순서를 까딱 잘못 정했다가는 마요르카에서 2주 넘게 체류하게 될 수도 있는지라...
그래서 최종적으로 결정한 순서가, 바르셀로나 - 말라가 - 마요르카 - 그라나다.
내 계산에 의하면 저 순서가 항공비로도, 각각의 체류기간도 합리적인 선이라고 판단되었다.
그리하여 말라가는 마요르카를 가기 위한 '중간행선지' 적인 존재로 끼게 되었다는.....

말라가는 '휴양지'스러운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 곳이었다.
시내에 들어갔을 때 도시의 첫 인상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해안가 쪽으로 나오니 큰 야자수들과 시원시원한 풍경이 '여기가 신혼여행지 아냐?' 싶은 느낌. 제주도는 안가봤지만, 제주도 같기도 하고..
예약한 숙소도 굉장히 스타일리쉬하고(정글, 가든 같은 느낌의 번화가 한 복판의 숙소), 직원도 친절, 크리스마스라고 초콜릿도 선물로 하나씩 주시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호조였다.

처음 들린 카페에서 평화로운 아침 판꼰토마테(토마토 샌드위치)와 카페꼰레체(라떼)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고, 역시 도시를 걷고 만끽하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고 싶은 관광지도 방문했다.
따스하다못해 쨍쨍 내리쬐는 햇볕과 싱그러운 오렌지 나무를 보니, 또 다시 '콜미바이유어네임'이 겹쳐보이기 시작하는 건..
더블린의 시리게 추운 바람과 음울한 날씨를 떠올려보면, 스페인은 '날씨의 신'으로부터 편애를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쨍쨍한 햇살 아래의 오렌지 나무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듯.

바르셀로나보다 작은 번화가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말라가 자체가 작지는 않지만, 이 곳이라면 왠만한 곳은 다 걸어다닐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이리저리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가게들도 들어가보고, 펍에서 타파스와 맥주도 즐기며 이 곳이 천국인가 싶었다.
적당히 '도시'스럽고, '휴양지'의 장점도 함께 가지고 있는 편리한 곳.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니.

다만, 그러한 중도적인 성격으로 인해 어중간하다는 인상도 남았다.
도시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다양성, 개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곳. 
휴양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왠지 큼지막하고 북적거리는 것이 거슬릴지도. 
심지어 이 때 크리스마스 이브가 끼어있어서 도시는 각종 이벤트와 행진, 무대도 보고 일루미네이션도 화려했기에.

지금 떠올려보면, 호불호 안갈리고 이것도 좋다, 저것도 좋다하는 무던한 친구 같은 도시로 기억되는 곳.

첫 아침. 가우디 공부한다고 책은 열심히 들고다닌다. 스페인 남부지역이라 이슬람풍 양식이 곳곳에서 보여 더 이국적으로 다가왔다.
동네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다. 충실한 맛의 식사에, 친절한 접객, 마지막으로 받은 레몬술까지 마시고 기분좋게 취해 나왔던 곳. 한국으로 치면 동네 백반집 같은 곳인가?
이국적이다. 참 이국적이야. 
비수기라 널널하고 좋았던 숙소. 친절한 초콜릿의 센스. 인테리어.
이름이 정글 호스텔이었던 듯. 이름 따른 인테리어. 혹은 인테리어 따른 이름.
크리스마스라서.
스페인에서는 연말연시에 왼쪽 사진의 전통과자(폴보론 혹은 만테카도라고 부름)를 먹는지, 저 가게들이 몇몇 보였고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숏브래드인데 입 안에 넣으면 바스라지는 느낌. 나는 올드한 과자를 좋아해서, 저거 몇번 사먹었다. 8세기에 스페인을 점령한 무어인들(이슬람 종족)에 의해 전해졌다고 함. 오른쪽은 별개로 내 아침임!
싱그럽다. 햇살 내리쬔다. 오렌지나무. -> 말라가의 인상
기본안주가 올리브라니. 공짜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기함. 같은 호스텔 한국분으로부터 타파스가 맛있는 곳을 소개받았음. 
현지 사람에게 힙한 햄버거식당을 가봤음(전에 한번 올렸던 사진). 그리고 틈만 나면 술. 타파스. 술. 타파스.
또 술. 타파스. 술. 치킨.